라이프로그


[면 이야기 6] 작장면(炸醬麵) 짜장미엔 자장면 면-국수 이야기

옛날 옛적 중국음식점이 청요리집으로 불리우던 시절

특별한 날이면 식구들은 늙수구레한 화교 주인장이

무엇인가 빠르게 말하면 주방에서는 별별 신기한 음식이 나오던 청요리집으로 갔었습니다.

그런 날이면 시키던 음식이 자장면과 울면 그리고 산동식 물만두

조금 더 특별한 날이라야 바삭거리는 느낌이 너무 좋았던 탕수육을 먹을 수 있었던 시절이지요.

지금에야 탕수육이 특별할 것도 없겠지만요.

하기야 닭튀김 한 통에 오천원이라고 싸네 어쩌네 하는 것을 보면

사람들 살림살이가 팍팍한 것은 여전한 것 같지만

그래도 일년에 고기 몇 번 못 먹던 시절은 아니겠지요.

 

그 추억의 자장면


달착지근한 짜장과 함께 씹히던 돼지고기 오이 호박 당근 감자가 빚어내던 맛은
단 음식이 드물던 시절에는 거의 환상적인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밀수 사카린과 아지노모도 조미료 대신 국내 기업이 미원과 미풍을 만들어

대량 보급하면서 자장면의 맛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지금이야 MSG가 모든 악의 근본이고 축이며 미각을 박살내는 흉측한 존재로 치부되지만

미원과 미풍이 처음 소개되던 때에는 주성분인 글루타민산 소다가 뇌의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는 이상한 이론까지 나돌았습니다.

 

지금도 동남아 등지에서는 심지어 밥을 지을 때에도 그 조미료를 넣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이런 추억의 자장면을 한국에만 있는 중국음식이라고 하기도 하고

중국에는 자장면이 있을까 없을까 하는 방송까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바로 답을 하자면 한국식의 검은 자장면은 중국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한국인들이 세계로 뻗어 나가고 한국에서 살던 화교들이 중국이나 대만 미국 등으로 퍼져 나가서 어지간하면 자장면을 먹을 수 있고요.

대만에서도 화교들이 하는 음식점에는 한풍흑장면(韓風 黑醬緬)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자장면이라고 하면서 대만에서는 흑장면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중국에는 이미 작장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작장면(炸醬麵)의 중국 발음이 바로 짜장미엔이죠.

 

이 작장면은 주로 황장 (혹은 감면장)이라는 고동색의 된장에 간 돼지고기나 달걀 지단 그리고 설탕 소금 등을 넣고 볶아서 국수와 야채 위에 끼얹어 비벼 먹는 것입니다.


한국식 자장면은 감면장이 아니라 춘장을 쓴다는 것이 다르지요.

 

짜장미엔은 북경 사람들이 즐겨 먹고 천진이나 상해 광동 지방에서도 약간씩 변형된 것이 있다고 하네요
북경의 짜장미엔이 짜다는 느낌이 좀 강하다면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짠 맛이 좀 약해지고
대만에서는 다른 음식들과 마찬가지로 적당한 혹은 약간 심심한 편입니다. 

 

자장면의 이름과 발음에 대해서는 밥과술님의 포스팅 짜장면, 간짜장, 유니짜장, 수타짜장, 북경짜장면 참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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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펠로우 2010/12/18 01:33 #

    짜장면도 탕수육도 제대로 된 음식 보기가 힘든 게 요새 현실이죠^^;;;
    특히 강남/서초 쪽엔 쓸만한 짜장면은 전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젠 메뉴 이름이 같다고 바로 그 음식이 나오는 시대가 아니라서...이것도 전쟁인 것 같습니다 ㅠ.ㅠ
    아직까진 인천 중국집들이 희망입니다~
  • 푸른별출장자 2010/12/18 01:40 #

    강남/서초엔 정말 돈이 아까운 집들이 너무 많더군요.
    특히나 재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면 그것은 죽음...
  • 애쉬 2010/12/18 03:42 #

    왠지 비장한 이름으로 들리네요 '한풍 흑장면' 중국 발음으로도 패셔너블하게 들릴 듯한 이 기분은 뭘까요 ㅎㅎㅎ
  • 푸른별출장자 2010/12/18 11:55 #

    한펑 헤이장면 쯤 될려나요?
    더구나 식신 정도 되는 거구의 괴물이 세숫대야만한 쟁반에 담아 내오면...
    신용문 객잔이나 동사서독 쯤...
  • 밥과술 2010/12/18 11:48 #

    한 십수년전쯤에 혹시나 한국짜장면의 오리지널이 남아있나 싶어서 산동지방 여러도시를 돌며 짜장면을 시켜본 적이 있습니다. 없는 곳도 많고, 있어도 중국 북경식 짜장면을 맛없이 내는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인천에서 태어난 요리'였습니다.
  • 푸른별출장자 2010/12/18 11:56 #

    대만의 작장면은 그런데로 먹을만 합니다.
    뤄로빤 하고 비슷하게 아주 싼 음식중에 하나니까요.
  • 여행유전자 2010/12/19 01:19 #

    할아버지 생각이 나네요
    울 할아버지는 중국음식을 청요리라 부르시고 민요부르는 국악인들이 TV에 나오면 기생이라고 부르셨죠^^ (나쁜 뉘앙스는 아니었습니다)
    글 중에서... 동남아는 정말 그 조미료 참 많이 좋아하더군요. 심지어 밥지을 때 넣는다는 말씀도 분명 어딘가에서는 실행하고 있을지도...! (그러지 않아도 향기 맛있는 안남미이거늘)
  • 푸른별출장자 2010/12/19 01:52 #

    나시고렝 에 쓰는 밥에 조미료 넣는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까마득히 먼 옛날에 발리섬 한번 가보고 뒤로 가 본적이 없어서요.
  • 찬별 2010/12/20 06:16 #

    어느집에서 무슨 음식을 시켜도 다 똑같은 맛이나는 황당한 경험을 했죠. 캄보디아가 제일 심한듯 합니다
  • 찬별 2010/12/20 06:14 #

    한풍흑장면이라. 재밌는 이름이군요

    북경에서는 조선랭면이 자주 보이더군요
  • 박혜연 2011/07/19 17:58 # 삭제

    사실 우리한테는 중국식자장면보다는 한국식자장면이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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