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면 이야기 7] 가난한 이들의 전설이 어린 반건면(伴乾麵) 면-국수 이야기

중국 북부나 중부 지방에서는 대부분 밀을 재배하므로 주식은 만두나 국수라고 합니다.

평생 쌀밥을 안 먹어본 사람도 많았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 즐겨 먹는 국수는 칼국수나 냉면 같은 것들이고 일본또한 소바와 우동으로

비슷한 점은 국물이 흥건하거나 하다 못해 간장이 섞인 소스에 찍어 먹는 것처럼

국물이나 장국이라는 재료가 거의 필수 조건입니다.

그렇지 않은 것이 비빔 국수나 비빔 냉면 정도 밖에 없지요.

 

그런데 중국에서는 딴딴면부터 시작해서 작장면과 같은 많은 종류의 국수에 국물이 없습니다.

 

이러한 국물없는 국수들이 많은 것에는 슬픈 이유가 있습니다.

 

전쟁이나 내란 혹은 기근 홍수들이 들면 수많은 사람들이 살던 땅을 등지고 새로운 곳으로 옮겨 갔습니다.

이들 이방인들이 가질 수 있는 일이란 전부 품삯이 싼 일들이 대부분이었지요.

중국 역사나 아시아 역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쿠리(苦力) 혹은 쿨리(Coolie) 라는 말을 아시겠습니다.

원래는 인도 남부와 스리랑카의 타밀계 노동자들을 일컫는 말로

현재의 스리랑카 당시 영국 식민지이던 실론에 차 재배를 위해서 가난한 타밀 사람들을 많이 고용했었고 쿨리라는 말은 점차 임금이 싼 노동자들을 부르는 말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8-20세기 초에 이르는 기간 동안 중국 전역이 전란과 가뭄 흉년이 닥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살기 위해 남쪽으로 이동했고 영국령 홍콩에서 일하는 이들 가난한 노동자들을 쿨리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상당수의 중국인들은 또 미국으로 건너가서 미국의 철도를 닦기도 했고 캘리포니아의 골드 러쉬 때에도 엄청난 노동력을 제공했었습니다. 그들도 쿨리라고 불렸었고요.

 

이런 쿠리들이나 그와 비슷한 가난한 노동자들의 수입으로는 번듯한 식당에 갈수도 없고 변변한 탁자가 있는 식당조차도 비쌌기에 주로 행상들이 들고 다니면서 파는 음식들을 사먹었다고 합니다. 마치 딴딴면의 유래처럼

 

사먹는 사람도 길거리에 앉아서 먹어야 했지만

행상들도 삶은 국수와 고명만으로도 무거웠기 때문에 국물을 가지고 다닐 수 없었기에

그런 국물 없는 국수들이 주종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그때의 국수들에는 돼지나 닭 양고기를 중국된장과 함께 볶은 고명에 삶은 야채를 얹어 주었습니다.

 

그래서 짝할 반(반)을 써서 고명에 따라 이름을 지었는데 지금은 경제 사정이 많이 나아진 관계로 건반면도 고급화를 이루어서 닭다리 하나를 올려 계퇴 반건면(鷄腿 伴乾麵)이 되고 돼지고기 덩어리를 올리면 저육 반건면(猪肉 伴乾麵) 이 되었습니다.

 

사진은 계퇴 반건면(鷄腿 伴乾麵)


국물이 없는데다 조금 심심한 간의 반건면들은 한국 사람들 입에 잘 맞지 않는지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고 보입니다.

 

혹시 중국이나 홍콩 대만을 여행하시다가 이 메뉴가 보인다면 그런 역사도 있었음을 기억해 주세요.


핑백

덧글

  • 펠로우 2010/12/28 00:56 #

    그런 역사가 있었군요..
    저 사진의 반건면 같은 음식은 딱 제 취향입니다^^; 국물이 적고 탄수화물과 단백질, 그리고 채소로 약간의 섬유질을 섭취할 수 있겠네요. 반건면 먹고싶네요~
  • 푸른별출장자 2010/12/29 00:51 #

    꼭히 그러시다면 한번 드셔보실 기회가 있길 바라겠습니다만...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메뉴이기도 합니다.
    물론 초두부와 같은 강렬한 메뉴는 아니기에 절대 비추의 메뉴는 아닙니다.
    (저는 초두부를 잘 먹습니다)
  • 애쉬 2010/12/28 07:17 #

    덮밥의 밥이 면으로 바뀐 것이군요 ㅎ... 비빔밥, 돈부리와 닮아보이네요^^


    건조기후의 사람들은 물을 구하기 힘들어서 국물요리가 거의 발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중동이나 터키 등 케밥 문화권이 그렇다네요

    깨끗하고 맛있는 물을 구하기 쉽던 우리나라와 일본은 반대로 국물에 목숨을 거는 입맛이 되었다네요

    그런 점도... 사천이나 신장 쪽의 국물없는 국수들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 푸른별출장자 2010/12/29 00:52 #

    그렇죠... 딴딴면도 사천에서 시작되었으니 국물없는 국수가 그 쪽에서 많이 나왔겠죠...
    그런데 사실 국수 삶을 물이 있을 정도면 국물 내는 것은 별 문제가 아닐 듯...
    가장 물이 적게 드는 음식은 인도식 난이나 멕시코 또르띠야 같은 것이겠습니다.
    반죽해서 굽기만 하면 되니까요.
  • 늄늄시아 2010/12/28 09:55 #

    계퇴 반건면이라.. 집에서도 해 먹어볼만한 면요리군요..
  • 푸른별출장자 2010/12/29 00:57 #

    소스만 잘 개발하시면 먹을 만할 것입니다.
    추천 소스는 태국식 고추 꿀 소스 (주로 닭 바베큐 할때 많이 쓰는)에 간장과 식초 물을 섞어서
    닭고기에 발라 구우면 그야말로 시큼 매콤 달콤한 산랄장(酸辣醬)이 되겠습니다.
  • 늄늄시아 2010/12/29 12:11 #

    오옷! 스위트 칠리소스 말입니까? 흐음.... 간장대신 남플라를 섞으면 그야말로 태국식이..
  • 푸른별출장자 2010/12/29 12:34 #

    남프라가 좋겠죠...
    넉맘은 약간 비린 맛이 있어서 닭고기하고 충돌할수 있으니...
    대만 사람들은 남프라보다 간장을 많이 쓰더군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586
600
4065632

2016 대표이글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