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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이야기 16] 봉골레 스파게티 Spaghetti Alle Vongole 면-국수 이야기

어느 분의 블로그에 서울에서 봉골레 스파게티 잘 하는 곳을 추천해 달라는 분의 댓글이 있더군요.

 

저는 조개류를 엄청나게 좋아하는지라 이태리에 출장을 가면 꼭 시키는 음식이 봉골레 스파게티와 마리나라 뮤셀입니다.


 

이 봉골레 스파게티는 정식 이름이 Spaghetti Alle Vongole인데 음식이 나온 모양을 보면 아주 단순해서 별 대단해 보이지 않습니다만 의외로 재료가 좀 값비싼 것들이 많이 들어갑니다.

표준 레서피의 재료에 보면 올리브 오일이 약 1/3컵과 드라이 화이트 와인이 또 그만한 양이 들어가는데다 버터도 제법 넉넉하게 들어 갑니다.

물론 이태리 음식에 빠지면 섭섭한 파르마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가루도 들어 가고요.

 

조개 값보다 올리브 오일과 와인 값이 더 들게 생겼습니다.

 

이러니 무엇인가 풍성한 듯한 크림 소스 스파게티나 토마토에 고기 갈아 넣은 토마토 소스스파게티에 비하면 국수에 조개 몇 개 올린 빈약해 보이는 외관에다 소스도 잘 안 보이는 봉골레가 알고 보면 그런 스파게티에 비해 원가 면에서 뒤질 것이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되겠지요.

 

요리사나 식당의 입장에서도 오히려 빈약해 보이는 음식이 재료 많이 들어간다고 비싸게 받을 수 없어서 대충 비싼 재료 부분에서 적극적으로 원가 절감을 하다 보니까 드라이 와인이나 올리브 오일을 정량대로 혹은 좋은 것을 쓰지 못하니 맛있는 봉골레를 찾기가 쉽지 않겠지요.

 

특히 봉골레 스파게티는 단순한 구성이라서 기본 재료인 조개류의 그 바다내음을 적당히 묻어두는 재료가 바로 포도주인데 그걸 많이 써 주지 않으면 스파게티가 조개의 강한 맛에 덮여 버리는 사태가 생겨 버립니다.

 

물론 저같이 전복의 내장부터 대만의 조개 절임인 쎈짜이(蜆仔)나 조개 젓갈 등을 가리지 않고 즐기는 사람에겐 별 문제가 없겠지만 사람의 입맛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니까 그게 문제가 될 수 있겠습니다.

 

더구나 크림 소스 스파게티나 토마토 소스 스파게티는 그 자체 만으로도 식사가 될 수 있겠지만 봉골레는 양도 그리 많지 않아 보여서 어디까지나 요리에 곁들이는 스파게티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사실 이태리에서는 어느 스파게티나 파스타들도 다 양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소스도 풍성하지 않아서 살짝 묻힌다는 느낌이고요.

소스가 적으니 미국인들처럼 스파게티의 소스가 튀지 않게 스푼을 이용해 포크로 국수를 말아서 먹지도 않지요.

또 우리나라나 독일 일본처럼 스파게티에 피클을 같이 내는 경우도 없습니다.

 

깔끔한 바다의 맛이 나는 봉골레 가 생각나는 밤입니다..

 

내 고향 남쪽 바다돌아 오라 쏘렌토로… la Mer…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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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라쥬망 2011/10/03 00:20 #

    <그랑 블루>에서 장르노형이 오일 스파게티를 게걸스럽게 퍼먹는 모습이 생각나네요.. 바다내음..
  • 푸른별출장자 2011/10/03 00:22 #

    바닷가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도 바다를 그리워 한다는데
    바닷가 출신이니 좀 거시기하겠습니까?
    바다... 그리운 이름입니다.
  • 번사이드 2011/10/03 01:21 #

    그랑블루의 록사나 아퀘트가 오일 파스타를 게걸스레 먹을때만 해도 '무슨 파스타가 소스가 없지?'하고 생각했던 적 있습니다^^; 대한극장의 큰 화면으로 그리스 해안가 절벽을 즐겁게 감상했죠~
  • 늄늄시아 2011/10/03 01:35 #

    확실히 레시피를 보니 화이트와인과 오일의 양이 참.. (머엉..) 봉골레는 재료비의 상당부분이 와인가격인것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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