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소녀시대, 2NE1 과 여자 12악방 이런 저런 생각

요즘 소녀시대를 비롯해서 한국의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 문화가 외국에 이렇게도 퍼질 수가 있구나 하며 감탄하고 있고 한국인이라고는 저밖에 없는 미국계 대만 회사에서 누군가의 전화벨소리로 두근두근이 울린다든지 하는 때면 묘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대만이야 일찍부터 한국의 음악들이 터를 잡아서 택시에서 패티 김’(아시는 분 있을래나?)의 노래를 들은 적도 있고 아침 공원에서 땐쓰예술을 하시는 노인 분들이 틀어놓은 카세트 에서는 왕년의 명곡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가 들릴 때도 있으니 저런 현상이 별로 새로울 것도 없지만 아시아권 밖에서 우리나라 언론의 부풀림을 감안하더라도 그런 인기가 있다는 것이 참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런 때 떠오르는 중국 문화권 출신의 음악 활동을 보면 테레사 텡(등뤼진 鄧麗君)과 여자 12악방입니다.

중화 문화권 가수들은 자체의 시장이 워낙 큰데다 어지간하면 먹히는 분위기라서 그렇게 국제화 노력도 하지 않고 언어와 정서의 장벽이 큰 관계로 해외시장으로의 진입도 쉽지 않은 탓이라 국제적인 가수나 음악가들이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

또 조금만 잘하면 문화권 자체내의 자화자찬이 심해서 소위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지도 않고요.

소위 중화문화권에서 주목하는 가수들을 보면 솔직히 말해서 한국 노래방에서 방 방마다 한 사람씩은 꼭 있는 카슈에도 못 미치는 발성이나 창법인데다가 연주자들은 자기네들끼리의 자화자찬만 심했지 미국에 흔한 거리의 밴드만도 못하다는 것이 제 생각인데 말이죠.

 

요요마 같이 중화문화권보다는 바깥쪽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를 제외하면 랑랑 같은 경우에는 신선하다거나 하는 면을 제외하면 별로 와 닿지 않는 연주인데도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의식해서인지 세계적인 평판이 꽤 높은 편이더군요. (나는 반대일쎄…)

 

해외에서 제법 인지도가 높은 중화문화권 음악가라면 대만 출신의 테레사 텡이야 甛蜜蜜’ ‘月亮代表我的心’ ‘夜來香같은 명곡들도 많고 또 한때 중국이 개방을 하기 전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금지곡 서열 상위를 차지하던 가수이기도 하죠.

 

그리고 여자 12악방은 중국 출신의 그룹으로 드물게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퓨젼 밴드인데 전통 악기로 중국의 음악 뿐만 아니라 근 현대 음악을 연주해서 일본과 서구 등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고 그들의 등장 이후로 많은 카피 밴드들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타이페이의 등축제에 갔다가 본 전통악기로 연주하는 여자 악단입니다.

그런데 여자 12악방뿐만 아니라 그들과 유사한 밴드들의 음악을 듣다 보면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게 되는 것은 어찌 된 것인지 모르겠더군요.

 

처음에는 새로운데’ ‘신기한데그리고 비슷한 문화권에서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고 있고 낯익은 편인 음악 구성에서 쉽게 다가설 수도 있는데 오래 듣고 있을 음악은 아니더라는 것이 음악적 소양이 무척 얕은 제 소감이었고 그 까닭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으로 한참을 고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들 극찬을 하는데 왜 나만 그런 감정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그런 것 말이죠.

 

그런데 우연히 찾아 듣게 된 미국 원주민이나 남태평양 아프리카 민족들의 음악들에서 그 답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Lakota’ ‘To walk the red road’ 라든지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음악’Poi E’, 피지 원주민의 ‘Isa Lei’ ‘미리암 마케바‘Malaika’ 등을 듣게 되면 그 언어를 전혀 이해할 수 없음에도 음악의 구성에서 완벽함을 느낄 수 있었고 전혀 지루하지 않다는 느낌은 그 음악들이 곡 전체적으로뿐만 아니라 곡의 아주 작은 부분마다 기승전결이 분명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음악에서 기승전결을 요구하는 것은 제가 어릴 때 배운 음악 학습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던 서양 음악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것이 저런 서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던 신세계 원주민들의 음악에서 보이는 것은 단지 서구 음악의 영향만은 아니라 세계 대부분의 정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화 문화권에서 꺼내 놓은 음악들은 그들의 문화적 성향인지 반복적이면서 서술적이라 지나치게 평탄하다는 느낌이었다는 것이고 그러니 곡의 초반이나 중반이나 끝부분에서도 그게 그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되고 그것이 그들의 음악적 명성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오래 듣기가 별로 즐겁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소녀시대나 2NE1 같은 한국의 아이돌 들에 대입해 보면 좁은 국내시장과 늘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기호, 일본이나 중화문화권 가수들에 비하면 노래를 참 잘 하는 편인데도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 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있겠지만 무어보다도 서구의 작곡 편곡가 들을 영입해서 세계 공통의 정서에 부합하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적중하는 것 같습니다.

 

2NE1아파‘Lonely’ 같은 경우에는 뮤직 비디오뿐만 아니라 음악 자체도 북유럽 혹은 아일랜드풍의 정서를 듬뿍 담아서 그런 종류의 음악에 익숙한 사람에게 쉽게 다가갈 수가 있고 소녀시대의 음악들 대부분에는 그 수준에 대한 논란이야 차치하고 후크 송을 만들어서 쉽게 익숙해지도록 만들었던 것이 성공한 마케팅이었다는 것이죠.

 

또 한 때는 아무리 봐도 학예회 무용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아시아 권에서 감히 경쟁자가 나올 수 없고 (대만이나 중화 문화권에서 한국 아이돌을 카피한 그룹들의 춤을 보면 도저히 채널을 아니 돌릴 수 없더라는) 라틴계와 흑인들을 제외하면 세계 정상급 수준에 접근하는 완성도 높은 무용 등의 그런 노력들에 힘입어 세계 청소년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것도 큰 강점이고요. 연습하느라 힘들겠다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돈이란 것이 땅 파지도 않았는데 그냥 생기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무튼 빤짝하고 한 철 유행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주목 받는 그룹들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들과 그 이전부터 세계화에 힘쓴 이들 덕분에 앞으로 아이돌 뿐만 아니라 뮤지션들과 음악들도 많이 알려 줬으면 좋겠습니다.

 

 

Malaika - http://www.youtube.com/watch?v=2irED4h14sc&feature=related

 

To walk the red road - http://www.youtube.com/watch?v=R2fhKCWRTBE

 

Poi E - http://www.youtube.com/watch?v=DQLUygS0IAQ

 

Isa Lei - http://www.youtube.com/watch?v=8XhJnISIM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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