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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타임즈 와 치파오에 남은 역사 이런 저런 생각

모던 용어집 5편: 유행가

딜런님의 좋은 글이 있길래...

음악은 넘어가고 파쑝으로...

전쟁이 일부지역에서 벌어지고 있었고 누군가는 만주 벌판에서 또는일본 점령지인 중국에서 또는 반도에서 독립의지를 불태웠던 시절이기는 하지만 2차 세계 대전의 광풍이불기 전까지 1920년대와 30년대는 동북 아시아의 황금기였습니다.

 

서울에는 화신 백화점과 미츠코시 백화점이 성공적으로 경쟁하고 있었고이상의 소설 날개의 주인공이 노닐던 곳이 바로 미츠코시백화점 옥상으로 주인공은 날자 한번만 더 날아보자꾸나하고외쳤던 곳이기도 합니다.

 

미츠코시는 1990년대부터시작된 일본의 불황기에 매출이 급감하여 사업 부진으로 고전하다가 이세탄 백화점으로 합병되었습니다만 그 이름은 여전히 쓰이고 있고 대만에서는 같은처지였던 소고 백화점과 마찬가지로 미츠코시도 대만의 재벌과 공동투자하여 신광 미츠코시 백화점이 대단히 번성하고 있습니다.

 

이 당시 한반도에서는 양장을 입은 본격적인 모던 걸들도 있었지만한복을 개량한 모던 한복을 입고 다니던 여성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부류의 여성들을 모던걸이 아니라 못된 걸이라고 부르던 사람들이 많았다는데 이런 비아냥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양장과 모던 한복의 영향은 점차 보편적인 옷이 되었습니다.

 

이런 시기의 중국에서도 서구와 일본의 영향으로 모던 보이와 모던걸들이 나타납니다.

물론 홍콩과 마카오를 기점으로 상하이에서 이런 경향은 대단했으며그 때부터 한반도에서도 마카오 신사홍콩에서 배만 들어 오면’, ‘영국 원단 신사복이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이 당시 중국에서 유행하던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의 패션을 80년이 지난 대만의 타이난에서 만나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고 허락을 받아 촬영했습니다.

 

남자는 저렇게 화이트 셔츠와 조끼를 입고 영국식 반바지를 입었고

 

여자는 만주족의 전통 복장인 치파오를 개량해 저런 식으로 입었습니다.

 

치파오는 광동의 한족들이 장삼 長衫이라 부르고표준 중국어로는 치파오 QiPao 旗袍 부르며 원래 만주족 여자들이말을 타기 위해 바지를 입고 그 위에 입었던 옷인데 어느 순간에 상하이부터 시작해 바지는 사라지고 저렇게 옆이 깊게 터진 원피스 치마처럼 변했습니다.

 

원래 중원 쪽의 한족들은 대부분 지금의 한복처럼 활동성이 좀 떨어지는옷을 입었고 서역에 가까운 서부지역은 또 중앙아시아에 가까운 복장들이었습니다만 

청나라 시절에 모두 만주족의 옷을 입고 남자들은 변발을 해야 했으며여자들은 10세기 경부터 이어져 오던 오랜 중국의 전통인 전족이 보편화되었습니다.

 

그러나 1911년 신해혁명을기점으로 만주족의 복식과 변발을 하지 않게 되고 또 새로 접하는 근대적인 서양 문화에 대한 동경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암암리에 전해지던한족의 전통 복장까지 벗어 던지고 모던한 복장으로 바꿔 입습니다.

 

물론 전족이라는 이상한 그리고 용납해서는 안될 세계의 악습 중에하나는 신해 혁명이 벌어져도 남아서 지방에서는 유지가 되다가 중화인민공화국 시절부터 금지가 되었고 대만은 일본이 점령하면서부터 강력하게 아편과변발, 전족을 금지해서 일찍이 사라졌습니다.

대만 원주민들의 목베기와 처마에 머리 걸어 놓기는 일제 시대에 사라졌습니다만얼굴에 하던 문신은 강하게 통제할 수 없었는데 1949년에 대만으로 넘어간 중화민국 정부에 의해 금지가되었다가 최근의 자유화에 영향을 받아 해제는 되었지만 지금도 얼굴에는 문신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치파오의 경우 마치 무릎 아래까지 치마가 올라 갔던 모던 한복과유사하게 바지를 벗고 그 위에 입은 치파오는 옆으로 드러난 다리 때문에 한 때 가장 섹시한 복장으로 인기를 끌고 지금도 서양의 영화배우들도 중국열풍에 힘입어서인지 이 복장을 하고 행사에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시장 친화적 복장?

 

장개석 총통의 부인 송미령씨도 이 치파오를 즐겨 입었고 중국 근대문학의 대표 작가로 색色, 계界를 쓴 장애령 張愛玲의 경우에는 손수 디자인한 치파오만 50벌이넘었다고 하니 만주족이 현대의 중국에 남겨준 위대한 것들로는 위구르와 티벳을 포함한 광대한 영토와 치파오라는 농담도 있습니다.

 

이 치파오는 비슷한 옷이 머나먼 거리를 건너 뛰어 베트남에서 아오자이라는 이름의 옷으로 볼 수 있는데 이 것은 베트남의 전통 복장과는 약간 거리가 있어서 그 전에는 중국 한 족의 옷과 비슷했지만 19세기에야 청나라의 영향을 받은 옷들이 좀 있었는데 1935년에야한 베트남 디자이너가 당시 상해에서 유행하던 모던한 중국 옷에 베트남의 전통미, 유럽의 유행까지 더해만든 옷이 시초이며 1950년대에야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아오자이가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베트남 공산화 후에 비생산적이며 자본주의적인 퇴폐적 의상이라고 못입게 했지만 세상에 제일 힘든 것이 여자들이 예뻐지고 싶어하는 것이라는 말처럼 암암리에 입었고 해외에서 베트남 난민들이 정착한 지역을 중심으로인기를 끌다가 1990년대에 들어서는 규제가 사라져 베트남 내에서도 유니폼처럼 입게 되었다고 합니다.

보통은 미혼자는 흰색을 입고 기혼자는 밝은 색을 입었다고 하지만지금은 누구나 색을 가리지 않지만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교복으로 흰색 아오자이를 입는다고 합니다.

 

몸에 밀착한 옷이기에 기성복은 거의 없고 대부분 맞춤복이라는 점도아오자이와 치파오의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왜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서 나는 거지같이 입고 다니면서 남의 패션에신경을 쓰게 되는지……

모를 일이야……


덧글

  • 2017/10/14 20:09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푸른별출장자 2017/10/17 00:09 #

    호--- 모정이야 뭐 마담 버터플라이의 홍콩 버전 같아서...

    복장을 아예 신경안쓰는 닝겐도 있습니다... 여기 여기...

    어쩌다 화이트 셔츠에 슈트 해 입고 나가면 다들 놀란다는... 일년에 한 두번이니...
    고위직 회의에 꼽사리 낄 때...

    아니면 늘 청바지나 등산복 바지에 티 셔츠나 남방이니 원...

    스타일리스트나 코디네이터는 그 참... 대응하는 우리 말도 마땅찮고 또 뭐 그냥 쓰죠...

    어색하게 한국말로 만든다고 해봐야... 한자 차용인데 영어나 한자나 뭐...
  • Erato1901 2017/10/14 16:54 #

    나는 거지같이 입고 다니면서 남의 패션에신경을 쓰게 되는지…… 라는 마지막 글이요... 제가 관찰한 바에 따라서 답변을 드려보죠. 푸른별님은 직업상 편한 옷을 찾으시면서 (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 거지 같이 입고 다니겠죠. 그러나 미적감각이 있으신 분이다 보니 아름다운 패션에 눈이 가고 그런 패션을 사진에 담는 것이겠죠. 자자 이제 서늘해 졌으니 전에 해보시겠다던 유니클로 인터넷 주문을 알아보심이~~~ 저 치파오 빨간색 satin으로 된 물건 구해보고 싶은 생각을 자주 했는뎅..
  • 푸른별출장자 2017/10/17 00:04 #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죄가 아니겠지요...

    문제는 제 자신이 아름다움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어서...

    유니클로 주문해 볼까요?

    치파오나 남방계 복장인 케바야 또는 아오자이는 여성성이 정말 강조되는 옷이라 아주 아름답죠...
  • 2017/10/17 16:0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迪倫 2017/10/14 22:49 #

    흥미있게 이어진 글 감사합니다!
    타이난의 저 커플 재미있습니다. 요즘 타이완에서 치파오를 입으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합니다. 요즘 한국에서 유행한다는 한복 입고 고궁같은 곳 놀러가는 그런 느낌인지, 아니면 눈길을 끌 정도로 이벤트적인 느낌일지, 여기 미국 중국계 커뮤니티에서는 주로 설날이나 결혼식, 포멀한 이벤트에 거의 여성 정장처럼 입더라구요. 정작 중국이나 타이완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연원을 확인해보면 우리가 "전통"이라고 믿던 많은 대표적인 것들이 실은 시작된지 얼마되지않았을뿐 아니라 주위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결과물이라는게 아이러니합니다. 그렇다고 그건 가짜이니 버려야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더 많이 한국문화를 다양하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고 긍정적으로 수용하면 좋겠습니다.
  • 푸른별출장자 2017/10/17 00:02 #

    대만에서도 뭐 흔하지는 않지만 또 고급 호텔이나 아주 고급 식당등에서 종업원 (서빙 말고 매니저급들) 복장으로 많이 입습니다.

    대만이야 뭐 기모노나 유카타 입고 다니는 사람들도 흔하니... (주로 이자카야나 일본계 식당 종업원들)

    1930년대 스타일의 머리 모양에 서양 드레스 입은 미인도 가끔 볼 수가 있으니 눈은 호강합니다.
  • 밥과술 2017/10/16 18:43 #

    재미있게 읽고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저는 치파오의 결정판은 화양연화에서 장만옥이 입고나온 모습이라고 여깁니다. 정말 예쁜 옷이 많아서 그거 보는 걸로만도 다시보기에 만족하였지요. 치파오하고 아오자이 말씀을 하시니 싱가포르에어와 말레이 항공 승무원들의 유니폼도 그 유래가 궁금해 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푸른별출장자 2017/10/16 23:59 #

    저도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 항공 승무원의 의상 디자인이 서로 비슷해서 자주 헷갈렸는데...

    다 케바야 라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영국과 네덜란드가 나눠먹기 전까지 한 술탄 아래에 여러 왕국이
    있는 연합 왕국이었습니다 )의 전통 의상에 기반한 것이고...

    여기서 싱가포르는 화교가 주 종족이지만 초기 싱가포르 항공이 개업을 할 때 말레이시아-싱가포르 에어로 협업체제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살롱 케바야 라고 하는 의상을 디자인 했는데 기본은 케바야로 인도네시아의 바틱 문양이 들어갔으며 총괄한 사람은 무려 피에르 발망...

    그래서 세 나라의 항공 유니폼이 비슷한 것입니다.
  • 이글루스 알리미 2018/01/02 08:38 #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1월 2일 줌(http://zum.com) 메인의 [허브줌 컬처]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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